마술

magic

마술강사 야초 2009. 2. 10. 23:33
오늘은 토요일
맥주전문점에서 마술공연을 하는 날이다.
많은 돈을 받는건 아니지만 연습삼아서 시작한지 벌써 6개월째가 되고 있다
사람들을 대하는 능력이나 순간순간의 에드립은 확실히 늘었다고 자부할수 있겠지만
연습을 게을리 한탓에 마술 실력 자체가 느는 건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행히 요즘엔 요일별로 테마를 정해서 연습을 시작했고 꾸준히 하려고 노력중이다

오늘 기억에 남는 관객이 있었다
한 테이블에 젊은 30대 중반 정도의 부부와 아이 둘이 있어서 아이들을 상대로 마술을
하기로 했다. 인사를 하고 아빠에게 동전을 하나 빌려서 간단하게 효과좋은 마술을 보여줬다.
아이... 별 반응 없다. 작은 애는 첨부터 엎어져서 옆에 자고 있고 큰 애도 눈빛이 흐리멍텅하다.
개의치 않고 잠 좀 깨라고^^ 닌자링 마술을 보였다 링 마술 특성상 챙챙~ 거리는 소리가 시원시원
하게 테이블 근처를 감쌌지만 아이 표정 변화 없다. 좋다 마지막이다 스폰지볼을 꺼냈다. 차근차근
아이랑 함께 한발짝씩 마술을 진행했다. 표정은 역시 굳어있지만 아이의 손가락이 갯수를 세듯이
움직이고 희미하게나마 대답을 한다. 히힛~ 기분이 좀 좋아졌다. 부모가 더욱 좋아한다 ㅋ
(아이에게 조금 비밀이 있었다  ^^)

다른 테이블 공연을 돌다가 다시 그 테이블을 보니 부부가 멍하니 대형 스크린 쪽을 응시하고 있어서 다시 가서 말을 걸어보았다. 카드 마술 보여드릴까요? ^_^ 히히~ 웃으면서 다가가니 웃으면서 맞아주신다. 테이블도 정리를 직접 해주신다. 마술하기 편하게 해주신다 크햐~ 이럴땐 정말 작은 거 하나하나에 감동이다. 이게 마술하면서 느끼는 작지만 참 소중한 감동이다

마술 하나 하나 보여드리는데 마치 두 분 다 아이 같다.
두 아이 모두 잠들어 있는 상태라 나도 두분도 맘편하게 마술을 함께 즐겼다.
여자분은 진짜 마술이네~ 하면서 꺄르르 좋아하시고 남자분은 마술사가 봤을 때 정말
귀여운 의심을 하시면서 마술을 봤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나도 즐기는 마술을 했다.
마술이 끝나고

나 : 오늘 아이가 많이 피곤한가 봐요? ^^
아빠 : 사실 아이가 몸이 좀 안좋아요
나 : 아.. 감기에..?
아빠 : (씁쓸하게 웃으시며) 몸이 원래 안좋아요 둘다..
나 : 아..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