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마술사의 기초
이 글은 군입대(8/25 논산훈련소 GO!)를 앞두고 ㅡㅜ...
지난 1년 반 동안의 트릭 문하생 생활을 통해 얻은지식을 잊지 않고 또한 재 정리 해보는
일종의 민간인으로 서의 삶을 정리하는작업의 일환임을 알려드립니다 -_- (거 되게 거창하네 퍽!)
미리 말씀드리지만 아래의 내용은 절대적으로 적용 되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적용 시켜 보면 좋겠다싶은 내용을 적은 것 입니다.
*-*-*-*-*-*-*-*-*-*-*-*-*-*-*-*-*-*-*-*-*-*-*-*-*-*-*-*-*-*-*-*-*-*-*-*-*-*-*-*-*
1. Steal & Topit
무대위에서 하나의 마술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루어지는 가장 보편, 기본적인 루트는 이 글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Steal - Presentation - Topit의 연속이다. 그리고 지금 다뤄볼 내용이 바로Steal과 Topit이다. 이 두가지만 잘 해낸다면 아니 최소한 Steal만 깔끔히 해낸다면 Presentation에서 크게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개이적인 소견으로서는 Steal(혹은 Topit)을 위해 Steal(혹은 Topit) 동작을 만드는 것이 아닌 관객이 보기에 무심히 지나갈 만한 동작들 속에 Steal과 Topit 동작이 숨어 있는 것이 가장 좋지 않나 싶다. 예를 들자면, 얼마전 출간된 마술사 유키토모의 「사람은 왜 슆게 속는가」中 Misdirection을 설명할때 사용한 예시가 가장 좋을 것같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 예시 본질은 다르지 않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Ex1) 마술사가 Steal(혹은 Topit)을 위해 한손에 쥔 손수건을 흔들며 관객의 시선을 끔과 동시에 다른손으로 원하는 것을 Steal(혹은 Topit)한다.
Ex2) 마술사가 Steal(혹은 Topit)을 위해 한손에쥔 용도를 다한 라이터를 주머니에 집어넣으면서 동시에 그 손으로 원하는 것을 Steal(혹은 Topit)한다.
이미 눈치챈 분도 계시겠지만 앞에서 Ex1의 마술사는 Steal(혹은 Topit)을 하기위해 Steal(혹은 Topit)동작을 만든 경우이고 Ex2의 마술사는 관객이 보기에 무심히 지나갈 만한 동작들 속에 Steal(혹은 Topit)동작이 숨어있는 경우이다. Ex1의 경우 관객의 시선은 처음에 흔드는 손수건에 시선이 가겠지만 노련한 관객의 경우 아무리 Steal(혹은 Topit)동작이 보이지 않았다고 해도 무의식 적으로 이 손수건을 흔드는 동작에서 납득을 하지 못한다. 아무 이유없는 쓸데 없는 동작으로 인식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Ex2의 경우 Steal(혹은 Topit)동작이 숨어있을뿐더러 라이터를 주머니에 집어넣는다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관객은 물흐르듯이 그 동작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 두가지 각각 다른 Steal(혹은 Topit)방식을 통해 발생하는 마술적인 현상들(동일한 규모라 가정했을때)로 생기는 관객의 반응은 물론 후자가 더 신기해 할 것임에 틀림없다.
즉, Steal(혹은 Topit)동작을 숨기려고 할 것이 아니라 아무리 보이는 동작이더라도 그것이 Steal(혹은 Topit)동작이라는 의심이 들지 않는 다면 그 또한 좋은 Steal(혹은 Topit)동작이 될수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Steal(혹은 Topit)동작만만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경우와 상황에 따라서 혹은 보다 큰 Effect를 위해 관객이 약간의 의심을 품을만한 동작이 들어 갈 수도 있다. 보다 좋은 Steal(혹은 Topit)을 위한 연구는 마술사가 영원히 풀어야할 숙명적인 과제와 같다. 위에 제시한 예는 단순히 보다 좋은 Steal(혹은 Topit)을 해낼 수 있도록 지표를 제시한것에 불과 하다.
2. Feeling & Style
자신만의 느낌과 스타일 갖기는 기초라는 제목 아래에 쓰기 꺼려지는 부분이기는 하나 한번 다뤄보고 싶었던 소재였던 만큼 겸사 겸사 쓰게 되었다.
마술사로서 관객에게 '신기하다' 이외에 아무런 느낌도 전달 해줄 수 없다면 그만큼 불행한 마술사도 없을 것이다. 마술사는 마술사이기 이전에 Entertainer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런 느낌도 갖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데 이는 '밋밋한 느낌'을 가진 마술사를 표현한 말이다. 이경우 거기에 색(色)을 입혀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 관해 내가 경험해온 과정을 토대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이에 앞서 우선 서로 양극단에 있다고 판단되는 두 마술사의 스타일에 관해 알아 보자.
*필독!- 이후에 나오는 두 마술사에대한 견해는 그 마술사가 그렇게 의도 했든 하지 않았든 공연 혹은 영상을 보면서 필자가 받은 느낌을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서술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David Sousa- 소사는 각종 대회 수상을 시작으로 2006 Fism Manipulation 부문 2위를 입상과 함께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해서 2007빔프 게스트로 초청 받은바 있다. 그의 마술의 특징은 서정적이고 분위기있는 음악을 배경으로 상당히 정적이라는 것이다. 그의 가장큰 특징은 본인이 스텝을 밟는 것을 싫어 한다고 말한 만큼 신기할 정도로 스텝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작부터 끝까지 몸의 방향을 바꾸는데 필요한 발의 방향만 비틀뿐 다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로 인해서 마술을 위해 사용하는 공간은 지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소사의 스타일은 바로 그 제한된 작은 공간에서 부터 비롯된다. 소사는 그 제한된 작은 공간을 분명한 동작과 명확하고 강조된 Effect로 채워 그 작은 공간 뿐만 아니라 무대전체가 꽉찬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소사의 진가는 잘짜여진 구성과 특유의 우아한 손놀림으로 ACT전체를 보고 나면 관객으로 하여금 하나의 예술작품을 감상한 듣한 느낌을 들게 만드는 능력에 있다. 소사의 마술은 Classic 그 자체이다.
Kenji Minemura- 겐지의 경력은 말할 것도 없이 국내에 익히 알려진 마술사중 한명이다. 소사와는 반대로 그의 마술은 상당히 동적이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현란한 스텝을 밟는 것 자체가 Misdirection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의 움직임은 상당히 개성적이다. 소사가 작은 공간을 꽉 채운 다면 겐지는 넓은 공간을 구석구석 이용한다. 특히 소위 '웨이터'Act 에서는 무대 양끝에 2개의 테이블을 놓고 양끝 종횡무진 움직이며 공연을 진행 한다. 소사가 깔끔한 동작으로 현상 하나 하나에 분명한 동작을 통해 강조한다면 겐지는 다소 지저분하고 무리스러운 동작을 쓰더라도 항상 기대이상의 Effect를 선사 함과 동시에 관객들과 같이 호흡함으로 써 호응을 이끌어내어 관객들을 열광케 한다. 최근의 소위 '인형'Act는 예작적인 측면이 돋보이나 위와 같은 기본적인 겐지의 스타일 바탕위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겐지의 마술은 소사처럼 고전적인것은 아니지만 딱히 현대적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다. 구지 말하자면 분명한 Theme(주제)를 가지고 그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변신의 귀재라 하겠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두 스타일의 우열은 없다. 우열을 가릴 수도 없을 뿐더러 구지 이런면에선 이게 좋고 어떤 곳에선 저런게 좋다고 구분 지을 생각도 없다. 결국 자신에게 어울리고 자신에게 특화된 스타일이 진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이제부터 이렇게 할꺼야!"하고 뚝딱 스타일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경험에 따라 자신에 맞는 것을 찾아 익히고 변화를 추구하며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필자 또한 비록 군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다시한번 스타일에의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것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갖기위해 3번째 시험대에 오르는 중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혹시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필자의 경우를 참고 해보았으면 한다. 우선 앞에 언급한 두 마술사의 비교 기준들을 기본으로 다양한 기준들을 적용해서 여러 마술사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지 각 마술사마다의 패턴을 살펴 본다. 그리고 각 요소들을 자신의 표현 방식으로 대입, 시험해보자. 물론 자신만의 독창적인 요소들도 필요하겠지만 그건 우선 Base(밑바탕)이 존재해야 한다. 어려운 것부터 생각하지말고 우선 밑바탕부터 만들고 나면 자연스레 독창적인 면이 생기게 될 것이다.
3. Presentation(보여주기)
Presentation에 대한 부분은 내가 트릭의 문하생 생활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이에 대해 무지 했었고 그로인해 커다란 실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문하생생활을 하면서 가장 신경쓰고 고쳐서 상당히 향상된 부분이기도 하다.
좋은 Presentation이란 마술사가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가지 개념을 포괄한다. 우선 그중 한가지로 관객이 어느 위치에 있건 상관없이 마술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든 관객이 볼 수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듯하지만 무대 위에서 마술사들은 사소한 실수들을 범함으로써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첫번째 실수는, 우선 이를 지칭 하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아 설명의 편의를 위해 이를 '어깨각'이라 지칭 하고자 한다. 어깨각이란 정자세(차렷 자세)로 섯을 경우 양팔을 어깨 높이로 들었을 때 생기는 팔의 앞쪽과 뒤쪽의 경계인 노란 선을 말한다. (사진 참조)
이 노란 선을 경계로 마술을 보여주는 손(관객이 봐야만 하는 손)이 등 뒤로 넘어 가면 안된다는 것이 설명하고자 하는 어깨각 개념이다. 만약 그림과 같이 왼손에서 마술현상이 이루어 지고 이을 경우 왼손이 어깨각 뒤로 넘어가면 마술사를 기준으로 중앙에서 오른편으로 쏠려 있는 관객은 자칫하면 마술을 볼 수 없다. 그반대인 오른손의 경우도 마찬가지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제로 벽에 붙어서 연습을 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도 문하생 생활중 선생님들의 조언에 따라 벽에 붙어서 Card Manipulation을 연습했으며 피벗 또한 어깨각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연습을 해왔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항상 정자세로만 마술을 하지는 않는다. 왼쪽이나 오른쪽 방향으로 몸을 틀기도하고 옆으로 서서 마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때는 유연하게 어깨각을 적용해야하는데
예를들어 오른쪽으로 몸을 비틀면 마술사를 중심으로 왼편에서 보는 관객들은 마술사의 등으로 가림으로 인해서 마술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위해 마술사는 마술을 시연하고 있는 손을 좀더 앞쪽으로 내밀어 모든 관객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애초에 지나치게 몸을 틀어 관객에 등을 보이는 것자체가 자칫하면 관객이 받아 들이기에 자신은 무시하고 마술을 진행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몸통자체는 많이 비틀지 않고 최대한 정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마술사가 무엇을 하는지 관객이 볼 수 없는 경우는 비단 자세 뿐만이 아니라 시연하는 도구를 보여주는 방법이 잘못된 경우도 있다. 이번에도 사진을 참조 해 보자.
사진1 사진2
아무 신경 안쓰고 편안한 자세에서 카드패닝을 하면 일반적으로 정면에서 보았을때 사진2처럼 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경우 마술사가 관객에게 패닝이된 카드를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를 100%잘 활용하지 못한경우다. 사진1은 손목을 살짝 비틀어주어 마술사에게는 살짝 불편한 자세지만 사진2보다 크고 분명하게 카드들이 보인다. Ball의 경우도 잘못 잡으면 관객이 보기에 마술사가 도대체 손가락사이에 2개의 공을 끼고 있는건지 3개의 공을 끼고있는지 보이지 않을 수가 있다. 또한 손가락에 4개의 공을 다 끼었을때 관객이 보기에 그 4개의 공이 정확히 다보이는 자세와 쥐는 법이 따로 있다. 그밖에 각 도구별 상황별로 자신이 관객이에게 어필해야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이러한 것들은 어떻게 해야 관객이 더 잘 볼 수 있게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어떻게 도구를 쥐어야하는지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어느 위치에 있든 마술사의 마술이 보여야 한다는 것 이외에 Presentation이 포함 하는 다른 하나의 개념은 바로 마술사가 어떠한 행위를 하든 관객은 마술사가 하는 모든 행위를 이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대 마술사가 흔히 하는 실수로 마술을 하는 자신만 자기가 무엇을 하는 지 알고 있고 관객은 모른다는 점이다. Close-Up의 경우 관객과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서 일일이 의도를 설명해주고 지적해 줄수있지만 무대위에서는 오로지 '연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심지어는 Close-Up에서는 관객이 이해가 가지 않으면 다시 물어 볼 수 라도 있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음악에 맞춰 무대위에서는 진행중인 마술사에게 뛰쳐나와 물어 볼 수 도 없는 일이다. 단지 의문을 품은채 지나갈 수 밖에... 지금 당장 냉정하게 자신의 Act를 떠올리며 관객이 이해하지 못할만한 부분이 없는지 생각 해보자. 해보았는가? 의외로 그러한 동작들이 많을 것이다. 한가지 마술이 성립이 되려면 필요한 동작들이 이해되지못하면 결과적으로 그 마술을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고 만다. 결국엔 전혀 신기하지 않거나 그 신기함이 절감되는데 마술사로서는 커다란 손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 애초에 Act를 만들때 마술을 위한 동작이 아닌 관객을 위한 동작을 생각해야한다. 마술 현상을 이끌어 내는 데만 집착하다 보면 관객이 이해할 수 없는 무리스러운 동작들이 많이 나와 결국에는 소위 매니아들만이 즐길 수 있는 마술이 될 뿐이다.
4. 무대 마술사에게 있어서 기초란...
무대 마술사에게 있어서 기초란 작게는 위에 언급한 것들을 몸에 익히는 것에서 부터 크게는 이것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하나의 Act를 구상 했을때 그것을 무리없이 수행 해낼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어떠한 상황에서든 어떤 도구를 내밀어도 최소 3분이상의 공연을 해낼 수 있는 능력도 기초라고 할 수 있다. 말이 기초지 과연 이러한 경지에 다다른 사람이 얼마나 잇을지... 최소한 위에 언급한 것들만 잘 지켜줘도 Act의 구성이 잘 되었다는 둥 동작이나 마술에 의미나 이유가 담겨있어야 하는 둥의 차원을 떠나서 관객이 보기 편하고 충분히 신기해 할 수 있는 Act가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한다.
*-*-*-*-*-*-*-*-*-*-*-*-*-*-*-*-*-*-*-*-*-*-*-*-*-*-*-*-*-*-*-*-*-*-*-*-*-*-*-*-*
「영상 Lecture 능동적으로 활용하기 」이후로 이정도의 장문은
앞으로 쓰기 힘들 것이라 생각 했는데 거의 약 3년만에 훨씬더 긴 글을 쓰고야 말았습니다.;;;
그럼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2년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