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기
운동 가는 길
마술강사 야초
2009. 2. 12. 10:30

내 몸이 이제 걷는거에 이력이 났는지 왠만한 거리는 느긋하게 걸어서 간다. 아 느긋하게 천천히는 아니고
땀이 나고 다리가 땡겨올 정도로 빨리 걷지만 마음만은 느긋하게 걷는다. 그렇게 걷다보면 내가 목표한 지점에
도착을 한다는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지만 몸으로 체험을 잘 안해왔는데 이젠 습관이 들어서 잘 걷는다.^^
자주 걷다보니 좋은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건강해진다. 살이 빠지고 체력이 좋아져서 잘 안지친달까..
그리고 이어폰을 안꽂고 걷는요즘엔 나를 되돌아보는 가장 값진 시간이 되었다. 나만 본다는 건 아니고 이것저것 주위의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눈길이 가게 된다. 버스나 전철등을 타게 됐을때는 볼 수 없는 것들.. 아스팔트 틈사이로 삐집고 나온
야초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도 있다..
물론 단점도 있긴 하다. 특히 공기가 안좋아선지 코가 계속 말썽이고, 더욱 안타까운건 저녁 거리가 그닥 낭만적이지 않고
위험하다는 거..? 특히 세금 잘 걷을 거 같은 부산진구 관할인데 가로등도 부족하고 어둡고 길도 울퉁불퉁에 위험하고
사람마저 위험해버리니 내가 딸을 키운다면 절대 부산에서 밤 7시 넘어서 길 걷게 안할거라고 생각될 정도다.
빨라지고 편해지는만큼 세상은 정보다는 정을 앞세우긴 하겠지만 속은 점점 비어가는 기분이 든다.
덩치도 큰 내가 사람이 점점 무서워진다. 길다니기가 겁난다. 멀쩡한 공중전화박스 유리를 깨는 놈이 있고,
혼자서 씨발씨발하면서 욕하면서 꼭 사람 잡을 것 같은 살기를 띈 놈들이 길거리에 넘쳐난다.
왜 사람들이 아파트아파트 노래를 부르는 지 조금 알것도 같다. 나 혼자라면 모를까 내 가족이 함께 살기엔 확실히 지금 현재로서는
주택가보다는 아파트가 안전하다.
나 어릴때는 주택가가 훨씬 살기 좋고 정이 넘치고 좋았는데...
하긴 난 그런 추억이라도 가지고 있으니까 얼마나 다행이야 요즘 애들이야 예전과 같은 그런 정을 느끼기 힘든게 안타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