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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기

재테크를 잘하려면-금융상품에 휘둘리지 말고 "나"를 찾을 것..

[금융지식] 초보탈출기 I : 금융상품에 휘둘리지 말것
  • 글쓴이: 손기혁
  • 조회수 : 682
  • 09.06.22 02:26
http://cafe.daum.net/mmnix/1iX7/3530

Q.

 

제 미래를 위해서 꼭 자문을 구하고 싶어서 메일 드리게 되었어요.

짧은답변이라도 답장 보내주시면 정말 감사할꺼에요. 

친구를 통해서 OOO 까페를 알게 되었는데 워낙 경제관념이 없어서 그런지 단어도 생소한것도 많고 재테크라는 말은 들어봤지 실질적으로 실천해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돈을 어떻게 모으고 굴려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은행에 예금만 해놓고 있는 상태거든요. 적금을 들어볼까 해도 요즘 금리가 떨어져서 넣기도 그렇고 또 보험을 들려고 해도 뭐가먼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네요;;; cma를 월급통장으로 하면 좋다고 들었는데 cma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지 않은 상태라 그냥 예금으로만 넣어놓은 상태랍니다. 3월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정규직이 아닌 인턴생활중이라 많지않은 월급을 받고 있어요.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저축해서  4~5년뒤에 1억을 모으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재테크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있지만 설명도 부족한거 같고 해서 조언도 얻고 할겸 메일을 보냅니다.

위에 글들을 보시고 좀 답답하시죠^^; 저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ㅠㅠ

한목숨 구하시는 셈치고 조언좀 부탁드릴께요.

 

 

 

A.

 

 

.. 많이 막막하신것 같네요. 근데 저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재테크를 처음 시작하신다면 이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절대로 금융상품에 휘둘리지 말것!!>

 

, 솔직히 이 말을 앞으로도 잘 지킬수 있다면 아마도 재테크에서 절대 실패했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이거 좋아요?' '어떤게 더 좋은 거에요?' 라는 질문일 거에요. 또 비슷한거로 '지금이 투자하기 좋은 때인가요?', '이걸 해야 해요 말아야 해요?' 라는 것들도 있죠. 아마 OOO님도 그 질문을 가장 하고 싶은 거겠죠.

 

하지만 이런 질문들의 90%이상은 솔직히 제가 대답할수 없는 것들이 많아요. 왜냐하면 이 대답은 '자기 자신'밖에는 낼수 없는 답이거든요. 사람들이 금융상품에 휘둘리기 시작하는 때가 바로 여기서부터에요. [좋은 거겠지] [좋다잖아] [에이 몰라, 좋겠지] 하는 것들….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일단 바쁘기 때문이죠. 세상엔 재테크말고도 우리가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너무나 많으니까요. 그래서, 그러다보니 결국 금융상품의 선택이란 부분에서 타의적 선택을 하거나 자신의 의사결정을 남에게 미루게 되버리지요. 결코 그래서는 안돼요.

 

.. 인턴이시니까.. 이제 사회생활을 하신지 언제 안되셨으니까..

재테크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고 싶네요. 아마도 '부자' 혹은 부자까진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겠죠? 근데요, 실상 재테크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부자 혹은 안정적으로 잘 살수 있는 방법은 많답니다. 사회에서 성공해서 쓰는것보다 버는것이 더 많아지면 자연스레 그리 될테구요. 쓸 시간조차 없이 바쁘면 또 그렇게 될거에요. 기회에 따라선 부모님이 성공하면 덩달아 잘 살수도 있을거구요, 능력있는 배우자의 경우도 그렇지요. 즉 재테크란건 '반드시 해야 하는' 인생의 필수적 요소는 결코 아니에요.

 

하지만 재테크, 금융이란건 그냥 알면 아는만큼 '편한'도구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나무에 못을 박으려는데 돌로 박을수도 있을테고, 망치로 박을수도 있겠죠. 심지어는 드릴로 바바박! 박을수도 있을거에요. 즉, 못은 박아야하는데 내가 아는것이 [돌]이냐 [망치]이냐 [드릴]이냐의 차이인것이죠.

 

여지껏 태어나 못은 돌로만 박아온 사람에게 갑자기 드릴을 들이밀며 "자 이걸로 해봐 무진장 편해!"라고 한들 그것이 내는 굉음이 무서워서 엄두도 못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첨부터 기가막히게 잘 박는 사람, 혹은 너무 만만히 보다가 못이 얼굴에 튀어 상처를 입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랍니다.

 

백개의 못을 박아야 하는데 누구는 벌써 망치란걸 써서 나보다 두배의 속도로 일하고 있다면 매우 조바심 나겠죠. 헉! 근데 누구는 드릴을 떠나 못이 자동으로 발사되는 머신건을 가지고 박고 있는 거에요. 그래서 손에쥔 돌멩이는 집어치우고 그 머신건을 사버리는 거죠. 고작 백개의 못을 박기위해서.. 박을때는 편하고 쉽고 좋지만, 못을 다 박고 난 다음에 이 비싼 머신건은 처치곤란한 골치덩이, 괜히 샀다라는 후회를 불러일으키는 애물단지가 되고 맙니다.

 

 

OOO님이 위 예에서 어떤 사람일지는 저는 모르죠. 일단 지금 OOO님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역시 스스로밖엔 없습니다.

보험도, 예금도, 심지어는 지금 목표한 '1억만들기'의 목표조차도 역시 OOO님에게 가장 잘 어울릴수 있도록 꾸밀 수 있는 사람은 OOO님 스스로라는 얘기이죠. 그것들은 결국 OOO님을 스스로 빛내주고 만족시켜줄수 있는 [도구]에 불과하니까요. 어떤 것은 돌멩이고, 어떤것은 망치겠고, 어떤것은 머신건이겠지만 다 같은 [도구]일 뿐이에요.

 

비싼 화장품이 잠시나마 나를 '더 예쁘게' 만들어 줄순 있을지라도 그안의 아름다움가지 메꿔줄수 없는것과 같아요.

 

인턴생활에, 사회적응에 시간이 없어서 재테크를 하기 힘들다면 그냥 하지 마세요. ^^ 나중에 가시면 이 <하지 않는 것>도 정말 큰 기술이라는것을 알때가 반드시 온답니다.

 

대신에 하나를 할때에는 좀더 나에게 맞는 것을 골라낼줄 알아야 합니다. 4~5년안에 1억만들기라면, 그게 정말 남들 다하는 [올해부터 금연]식의 계획은 아닌지, 1억이라는 수치에 끌려다녀 만들어낸 계획인지, 최대한 '덜 힘들고', '덜 고생하면서' 만들어낸 5천만원보다 무조건 더 높은 가치일지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게 좋습니다.

 

금리가 낮아서 예금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보다는 금리가 낮을땐 어떤 다른 대응방법이 있는지 더 넓게 보셔야 합니다. 또 금리는 과연 언제까지 낮아질 것인지, 만약 오른다면 그때 내가 [미리] 무얼 해야할지를 모색해야죠. 금리가 낮아졌다고 당장 '이럴때 어떻하지'라고 전전긍긍한다면 답이 없답니다. ^^ 아마도 재테크 서적을 읽어봐도 계속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이유가 이 때문일 거에요.

 

결국 금융이라는 도구는 이용한다면 매우 유용한 것이 될건 틀림없어요. 하지만 결코 재테크는 노력없이는, 자신의 의지를 반영시키지 않고 도구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틀림없이 열번의 망치질중 한번은 자기 손가락을 찧게 될거라는 것입니다. 그리곤 그 한번의 고통이 뇌리에 깊숙히 박혀서 ‘다신 망치질을 하나봐라’ 라고 생각하게 될것입니다. 하지만 어쩔수 있나요, 못을 또 박아야 할 상황이 오면 어떻게든 박아야죠. 그러다 남에게 망치를 쥐어주게 된답니다.

 

남들보다 수익률 높고, 소득공제도 많이 받고, 돈도 빨리 모이고, 모인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거라는 건 영화에나 나오는 착각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이 바로 금융상품에 휘둘리게 된답니다.

대출을 받았는데 예적금을 따로 넣고, 비과세라는 이유로 엄청나게 많은 보험을 들고, 모아둔 돈은 하나도 없는 노후가 어쩌고 저쩌고를 하는거죠. 펀드를 넣어서 수익이 나면 왠지 더두면 수익이 더 날것 같고, 오히려 손해가 나더라도 조금만 있으면 회복이 될것 같은 마음들. 전부다 '나'를 잃고 금융에 휘둘리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언젠가 칼럼에 썼던 글인데, 120 월급에 허리띠 졸라매서 30을 청약에 30은 펀드에 30은 저축은행에 적금든다고 잘하는 재테크라곤 절대 말할수 없답니다. 30을 대인생활을 위한 사교비용으로, 30을 견문을 위한 해외여행자금, 30을 또 통신비로만 쓴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잘하는 재테크라고 할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쓰느냐,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입니다. 즉 [돈]이라는 도구를 어떤때에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진짜 재테크이고 곧 기술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먼저 많은 생각을 해보셨음 해요. 그 생각이 잘 정리가 안된다면 다시 한번 '책'을 이용해 보세요. 기술적으로 난무한 잡기의 책보다는 부자들의 삶이나 마인드 위주의 책들을 먼저 섭렵해 보시면서 그들의 삶이 나와는 어떻게 다른지, 그들이 보는 돈에 대한 시각과 나의 시각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세요. 그러면 그들의 시각에서 돈을 이용하는 방법이 보일것이고, 더불어 [나라면 어떻게 이용하겠다]라는, 스스로의 [금융정체성]이 나타나게 될것입니다. 거기서부터 OOO님의 재테크는 이제 '시작'되는 것이랍니다.

 

 

어우..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OOO님이 느낀 '돈에 대한 시각'을 저에게도 들려주세요. ^^ 제가 도움될수 있는 부분들은 글쎄요.. 아마 나중에 OOO님의 시각에 맞는 도구들을 찾는데(이것저것 검색하고 찾는데) 1시간이 걸린다고 했을때 1분만에 찾아주는 정도? 이런 정도밖엔 안될것 같네요. 그리고 사실은 그게 정답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