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부

나의 책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

어릴 적 위인전은 많이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국민학교 시절 바른생활 교과서에 실려있던 좋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정말 좋았던 나였다.
그리고 어느 한 분야에 꽂혀서 막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시절에는 거의 읽은 책이 없었다. 교과서도 잘 보지 않았던 때였으니..^^
고등학교 때 특별한 이유는 없었는데 단지 공부를 하는 분위기가 잡히지 않을까 해서 들어간게 도서부..
그렇게 들어간 도서부에서도 독서토론회라고 하는 학교별로 열리는 도서부 행사에 쓰이는 책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읽어가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대면식을 통해서 알게 된 여학생이 책을 늘 곁에 두는 타입이라 영향을 받게 된다. 
(나라는 인간은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을 따라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처음 제대로 읽게된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 상실의 시대 "

처음엔 따라 읽는다고 읽었던 책을 3번 정도 더 읽게 되었다.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 이 책에 손이 갔다.
그리고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에게 이어지게 되고 주로 그가 쓴 에세이집과 단편소설 모음집 등을 닥치는대로 읽어갔다.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이 지나고 대학에 올라가면서 책에 대한 관심은 서서히 사그라졌다.
대학에서는 첫 1학기 내내 술자리만 기억에 남는다.. 한학기 생활하고 나니 비싸게 낸 등록금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고 부모님께 죄송스러웠다.
집에서도 친구들에게서도 도망치듯이 휴학을 하고 공군에 입대했다. 이때는 그래도 생각이 조금 깨어있었던 건지 짧은 군생활보다는 길더라도 자기계발을 하면서 충분히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나올 수 있을만한 길을 선택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었다.

 외동으로 나고 자라 친구들과의 인간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던 나인지라 그리고 대학생활을 잠시 경험하고 바로 군대에 입대를 했던 터인지
처음 한동안은 적응을 못하고 방황을 하면서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나마저도 어둠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상병을 맞이하고 여유가 좀 생기자 내무실 바로 옆에 있는 당시에 폐쇄되어 운영하지 않은 도서관 내의 캐캐묵은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읽었다. 그곳에서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는 책은 모조리 가져다가 하루에 한권씩 2권씩 닥치는대로 읽었다. 책을 읽다보니 점점 욕심이 생겨나서 휴가를 나갈때마다 받는 용돈을 모두 인터넷 서점 등에서 책을 사버렸다. 한달에 한번꼴로 외박을 나갔었고 그렇게 나갔다 올때마다 대략 6~8권 정도씩 닥치는대로 주문해서 읽었다.

그랬었다. 당시의 나는 바싹 마른 스폰지처럼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흡수해갔다. 지금 내가 가진 세상을 대하는 사고방식이나 인격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완성이 됐다.
당시에 읽던 책들을 소개하자면 주로 진보관련 서적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진중권, 홍세화, 유시민, 박노자 등의 책들을 특히 많이 읽어갔다.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의 만행도 그리고 언론에 놀아난 나 자신도 이 시기에 발견했다.
내가 몰랐던 세상들을 제대로 알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너무나 충격적이면서 신선했달까..
군대시절의 엄청나게 읽어댔던 책들을 뒤로 하고 제대를 하면서 책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멀어졌다.
그러면서도 내가 관심이 가는 책을 사는 습관은 여전히 남아서 지금도 종종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읽고 싶은 책 간직하고 싶은 책들을 주문한다.

책.. 참 좋다. 여행이기도 하고, 자기반성의 시간이기도 하며, 꿈을 꿀수도 있게 해주고, 많은 지식도 전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지금 내 가방에 있는 책은 "만남" 이라는 서경식교수와  김상봉 교수의 대담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우리의 근대사부터 재일교포에 관한 이야기까지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어제 새벽 잠이 오지 않아서 구석에 박혀있는 예전에 읽다 만 이 책을 다시 꺼내 잠시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어서 가방에 집어넣고 나왔다.
이제 컴퓨터 잠시 놔두고 책을 읽어봐야지^^